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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갑자기 영화가 보고 싶어져서 검색하다가
지슬 이 아직까지 상영중이라는걸 알게 됐다.
전에 티비에서 이 영화를 얘기할때 웃음과 해학이 잘 버무려진 영화 라는 얘길 했었다.
역사적으로 아픈 기억이지만 그래도 미소를 띄울 수 있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봤다.
영화속에서 그런 장면이 있긴 하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흐르는 분위기라든가, 흑백으로 나오는 영상 및 대부분의 내용들은 상당히 무거운 영화였다.
내 기대와는 완전히 어긋난 영화..
제주도 라는 다른 곳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마치 가둬진 공간 안에서 발버둥을 쳐야 하는,
영화가 군대에서의 그 옥죄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사실 영화속에서의 군인들의 모습이 그러했다.
권력에 의해서 보호받아야 될 사람들이, 권력의 희생양이 되어야하고,
항상 희생당하는 사람은 힘없는 약자..
내가 느낀 이 영화는 너무 어둡고 답답했다.
제주 4.3 항쟁에 대해서 알게 된건, 대학교 1학년때 우리 역사 이야기 라는 책에서 근대사를 읽으면서 알게 되었었다.
고대사나 중세사는 잘 알지만 상대적으로 근대사에 대해서는 깊게 배우지도 않았고, 잘 모른다고 생각했었으니까..
대부분의 내용들을 잊어버렸지만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예전에 세상에 이런 일이 에서,
한 할머니의 사연이 나왔었는데,
4.3 사건때 턱에 총을 맞아서 턱 아래부분이 날아가서
얼굴을 헝겊으로 감싸고 있는 할머니였다.
더 불행한 건 할머니가 글도 모르시니 그 분의 감정이나 기억을 표현할 수 없다는 거였다.
그걸 보면서 얼마나 답답하실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딱 그런 기분이었다.
분명 대중성이 있는 영화는 아닌것 같다.
다시한번 4.3 사건에 대해서 찾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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