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내가 전공하고 있는 분야.

솔직히 학부때까지만 해도 태양이란 분야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었다. 천문학 수업을 들으면서 들었던 기초적인 내용이 전부였다. 무게, 크기, 밝기 정도의 정보와 주연감광이라는 어려운 말의 개념 정도만 어렴풋이 알고 있는 정도...

복학을 하고 수업을 듣기 시작하던 해에 새로 교수님이 오셨다. 그 교수님의 전공이 태양이었다. 나중에 나의 지도교수님이 되시는 분이구. 그때까지만 해도 교수님이 뭘 전공하시는지, 뭘 하시는 분인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오신지 얼마 되지 않아서 과에서 교수님이 세미나를 하게 됐고 세미나 수업을 듣던 중에 예습을 해오라는 말에 인터넷과 잡지를 뒤적거렸고, 그러다보니까 별과 우주에 교수님에 대한 기사가 나온걸 봤다.

빅베어 라는 곳에서 계셨었다고 나와있었고 호수에 천문대가 있다길래 좋은곳에 계셨나부다 정도로 생각했다.

전공을 뭘로할까 하고 생각을 많이 했고 최종적으로 전파 쪽이나 우주동역학 쪽으로 해야겠다고 암암리에 생각하고 있을 때, 교수님이 부르셔서 태양을 전공할 생각이 없냐고 물으셨고 생각해보겠다는 말씀만 드렸다.

면접보기 직전까지만 해도 전파를 할까, 우주과학을 할까 하고 망설였는데 막상 면접을 보러 들어갔을 때 면접을 보시던 교수님이 '자네는 뭘 전공할건가?' 라는 물음에 나도 모르게 '태양을 전공하고 싶습니다' 라는 말이 나왔다..ㅡㅡ;;

면접을 보고나서, 합격발표를 기다리는 동안 교수님을 피해다녔다. 사실 다른학교도 지원했기에 전공한다고 했지만 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계속 도망다니다가 어느날 복도에서 교수님과 마주쳤다. 차라도 같이 마시자고 하셔서 차를 마시면서 내가 처한 상황과 여러가지 고민들을 말씀드렸다.

여러가지 말씀을 많이 하셨고,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하지만 면접때 교수님의 지도를 받고 싶다고 한 것에 대해선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고민을 말씀드리고 조언을 들으면서 깜깜하던 앞이 보이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 때 결정했다. 다른학교에 합격하더라도 이 분 밑에서 배워보자 라고..

결국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난 선택을 했고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때의 선택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을수 있었고, 천문연구원에서 내 몫을 해 내는 것도 교수님을 만나서 배웠기 때문이니까.

그림을 넣으려고 하면서 글을 적다가 글이 길어져 버렸다..^^;;

by BSang 2012. 3. 1.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