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침부터 비가 내려서 우산을 챙기고 일찍 집을 나섰다.
유성에 도착해서도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고, 우산을 쓰고 학교로 걸어감..
학과사무실 가서 태희하고 얘기하다가, 영선선배한테 가서 얘길 나눔..
영선 선배를 마지막으로 본게 대학원 박사과정 시절이었던거 같은데 정확히 언제쯤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예전에 석사 졸업시험이 끝난 시점에 한 번 와서 봤었고, 박사과정 시절에 학과세미나에 와서 선배의 원래 전공과는 다른 은하 얘기를 하길래 놀랐던 적이 있었음..그게 마지막..
오랫만에 본 선배는 전혀 변한게 없었다. 예전보다 아주 약간 살이 붙었다고 해야되나..
내가 군대가기 전까지 선배를 봤을 때, 생각나는건 날카로운 눈빛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선배도 나처럼 말이 없는 편이라서 신탄가는 버스를 같이 타고 가면 서로 말이 없었는데..
오랫만에 봐서 그런건지, 변해서 그런건지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눴다.
군대를 늦게 가는 바람에 92학번 남자 선배들과 같은 학년으로 다니면서 수업을 들었었고,
영선선배의 경우는 같이 신탄진에 산다는 것도 있었고, 방학 때 김용하 교수님의 지도하에 밤늦게까지 관측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천수만에 가서 추위에 떨면서 관측했던 생각도 나구. 항상 막차가 서문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둘이서 버스타러 뛰어갔던 기억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기억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여러가지 얘기들을 할 수 있었음..
선배나 나나 지금에 있어서 대학원생들이나 학부생들을 모른다는건 같은 점이기도 한 듯..ㅎㅎ
학부와 대학원과정을 졸업하고 외국으로 갔다가, 다시 모교로 부임해온 첫번째 케이스..
선배를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정말 아무것도 없이 외국에서 살아남아서 돌아온걸 보면..
지금은 신탄에 연고가 없다고..
다른 92학번 선배들이나, 내가 아는 얘기들을 나누고, 내가 공부한 것들에 대해서 얘길 나눴음..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가까웠던 선배 중 한 명인데, 잘 된 것 같아서 정말 기쁘다.
지금은 내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라 내 걱정하기도 바쁜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잘돼서 너무 좋다.
나중에 또 학교에 들리면 더 얘길 나눌 수 있겠지..
오랫만에 천수만으로 관측을 갔었을 때 찍었던 사진을 찾았다. 96년 혹은 97년 경일듯..
글구보니 나중에 보면 선배하고 같이 사진이라도 찍어야겠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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