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누군가를 닮았다는 말..
어색하면서도 기분나쁘지 않은 말이다.
그저께 큰아버지의 병문안을 가서 뵈었다. 너무
야위고 기운없어 하시는 모습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사촌동생의 말처럼 눈물이 나올 정도는 아니었다..어쩌면 내가 감정이 메말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큰어머니한테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몇마디 하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할지도
모르겠구..큰아버지께는 말도 못붙였구..
올해초에 뵐 때 까지만해도 건강하시고 활동을 많이 하셨는데 병을 알고부터 많이 약해지신것
같았다. 입원하신지는 일주일 되셨구 친척들은 다들 다녀갔다고 했다. 혼자 떨어져 있는 내가 제일 늦게 간 셈이었구..
부산으로
기차를 타고 내려가면서도 많이 망설였다.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기차를 탄 거였지만 친척들을 만난다는게 나에겐 또다른 부담이었으니까.. 한참 커가던
중고등학교때 전혀 만나지도 않고 소식을 듣지도 못했던 친척들을 대학을 가면서부터 찾아다닐 여건이 되고 만나보려고 했었으니까.. 단지 조카라는
이유로 갈때마다 챙겨주고 관심을 가져주는것이 한편으로는 떨떠름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비관만 해오던 나에게 조그만 자신을 주기도
했었다.
삼촌은 그나마 덜했지만 큰집은 완전히 어려움 그 자체여서 더 피해왔었다. 연락을 안하는 내 성격도
작용했구..
가만히 앉아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병실로 들어왔다. 어떨결에 일어나 있으니까 큰어머니가 친척이라고 한다. 전혀 기억에
없는 사람들..
이러이러한 관계이고 누구누구라고 소개했지만 큰아버지,삼촌,고모만 아는 나로서는 누군지 알수가 없었다. 그분들은 어릴때
봤는데 훌쩍 컸다고 놀라워하고..
나보고 아버지를 닮았다고 한다.
누군가를 닮았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기에 생소하면서도
듣기싫지는 않은 말이었다. 그런말을 들어본적도 없었구..하늘에서 뚝 떨어진 애라는 생각이었는데..
사진속의 아버지는 무척 잘
생겼다. 베트남에서 찍은 사진만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치만 별 의미없는 사진..
이런저런 생각들로 복잡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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