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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초등학교의 서글픈 환경속에서 오늘도 우리 교사와 학생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하루를 보낸다.
형민아, 개학을 하고 보니 직장이 있다는게 이렇게 좋을 수가 없구나.
솜털같은 녀석들하고 생활하는 직장이라서 더욱 그런 것 같아.
교사용 선풍기 한 대 없는 이 나라의 교육환경이 참 서글프다.
요즘 대학은 춥다고들 하던데....
형민아, 니 메일을 읽는 중에 큰 아들 녀석이 생각 나더라.
방학 내내 엄마, 아빠와 방학 생활을 가지고 씨름 했거든.
다 큰 너도 그런데 이제 중학생인 녀석은 오죽할까 하고 말이야.
근데 부모 마음은 안 그래.
난 별로 좋지 못한 부모인지라.......
며칠전에는 봉강, 본포까지 다녀왔어. 괜히 한 번 가보고 싶더라.
내가 근무할 적에는 비포장 도로였었는데 이제는 말끔히 포장되었다는것, 가는 길 내내 공장이
들어섰다는것, 그리고 본포에서 강건너로 다리가 놓였다는것 그
것도 아주 큰 다리 말이야. 또 학교엘 들어가 봤더니 전에 내가 살았던
조그만 사택엔 창고가 들어섰고 1,2,3학년 교실 건물은 뜯고 새로 지을 모양이더라. 본관 건물은 2층이 되었고.
난 그곳에 근무하면서 결혼하고 첫 아이도 낳고 그랬었어.
근데 그때 같이 근무했던 선생님이 얼마전 돌아가셨대. 김은미 선생님이라고 나에게는 언니같은 선생님이셨고 참 열심히 사셨는데 그리고 이제 마흔 중순인데 말이야.
형민아, 난 니가 어릴적이랑 하나도 바뀌지 않아서 너무도 좋아.
너무 순수해서.
항상 건강 조심하고 공부 열심히 해.
몇년 전에 방송대 공부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단다.
"고등학교 때 이렇게 공부했으면 서울대라도 갔을거라고" 말이야.
오늘은 내가 말이 많았구나.
안녕.
2002. 9. 4
집에
들어와서 컴을 켜고 메일을 확인하니 선생님의 메일이 와 있었다. 너무도
오랫만에 온 메일이어서 열어봤더니 이런 내용들이
있었다..
혼란스럽던 머리속이 한순간 밝아지는 느낌..
아직까지 내가 순수하다고 하신건 아무래도 사실과
다른듯....아직 철이 덜 든 아이라서 그런건데...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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