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10.7
아직 날짜변경선을 넘지 않았다. 그래서 7일이다. 한국은
8일이겠지만..
기내에서 글을 적고 있다. 깜깜한 상태에서 적는것도 오랜만이다. 군대에서 침낭 덮어쓰고 야관펜으로 슨 이후 처음인
듯..
10월 1일 출발해서 2일부터 5일까지 관측했다. 이번에도 날씨가 도와주질 않았다. 그래서 그냥 이번 관측자료까지로 논문을
써야한다. 교수님도 논문을 이걸로 써야 한다는데 답답하신 것 같다.
기내에서 지난번에는 자정에 탔었기 때문에 잣었는데 오늘은 낮 12시
30분에 타서 잠도 오질 않는다. 음악을 계속 듣고 있었지만 시간도 잘 가질 않구.
이번에 중요한 일들, 아니 의미있는 일들을 많이
접한다. 출발전에 교수님 강의를 듣는 학생이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했고 미국에 와서는 교수님과 나 뿐이라 이런 저런 얘기들을 했다. 내가 어떤
환경에서 커왔는지와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다는것...미국온 기간중 영어를 확인해서 대학원을 올해 쓰질 못한다는걸 알았고 대학원에 대한 교수님
메일도 받았다. 논문심사 접수를 소영이한테 부탁했고 천문학회 초록을 끙끙거리며(결국 교수님이 쓰셨지만) 써서 제출했구. 대략 이 정도였던 것
같다.
이번 기간동안 내가 배운건 뭔지... 의미를 둔다면 교수님과 조금 더 친숙해 졌다는 것일까..
지난번과 같이 이번엔 들뜨는
마음도 없었고 그냥 보통 기분으로 관측에 임했다. 오지 않는게 사실상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구. 소영이나 혜원이한테는
미안하지만..
드디어 순서대로 진행되던 내 인생에 있어서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약간이 아닐 것 같다. 내년 6개월은 내게 어떻게
펼쳐질지.. 아직 알수가 없다. 해가 바뀌면 집문제도 생길테고 수입원에 대한 문제도 있을테구. 아직까지는 뾰족한 방법을 찾을수가 없다. 그래도
나 뿐이라는 것에 위안해야 할
까..
과연 난 지금 이길을 가는데 있어서 적성에 맞는지도 모르겠다. 교수님 말씀대로라면 내겐
적성에 맞고 안 맞고가 반반이다.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지만 해내면서 느끼는 기쁨도 동시에 느끼니까..
과연 내가군대에서 대학원을 진지하게
생각을 했었는지 모르겠다. 애써 그런 생각들은 하지 않으려 했었다는것만 느껴질뿐..
맨날 컴으로만 글을 적다가 이렇게 적는것도 오랜만인것
같다. 조금은 색다른 느낌..
어쨌든 6개월동안의 시간동안 적성에 관한 것들도 생각하고 영어도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한 문제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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