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주과학회 창립 2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나 교육기관에서 하던 학회를 올해는 제주도에서 한다고, 작년부터 얘길 들었었다.

천문연구원에 들어오면서 지구근접환경에 대해서 접하면서, 우주과학회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고, 올해 초 서울시립대에서 열리던 우주과학회부터 참석했다.

이번 우주과학회의 경우 20주년 기념과, 외국인들도 들을 수 있도록 국제학술회로 열렸다.

이번에도 포스터를 준비해 가서 붙였는데, 포스터 발표가 100건이 넘어서 두 번에 나눠서 붙일 정도였다.

천문학회에 비해서 엄청난 수의 발표가 있었고, 많은 포스터가 전시됐다.

학회참석을 위해서, 난 27일 새벽에 서대전역에서 목포로 가는 기차를 타고 출발했다.

목포역에서 목포항으로 걸어가서 거기서 제주도 가는 배를 타고, 제주항에서 제주민속촌으로 출발..

같이 가지 않겠냐고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봤지만 모두들 비행기 타고 간다고 해서 혼자 갔다.

하지만 혼자 여행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대전에서 16년이 넘게 살면서 처음 가본 서대전역..ㅡㅡ;;

그동안 살면서 전라도 쪽을 가볼 기회가 없었다.

대전역보다 규모가 작았고, 사람들이 별로 붐비지 않아서 좀 의외였었다.

경부선에서 호남선으로 갈라지는 주요 기점 중 하나이다.

신탄진역에서도 호남선으로 갈라지긴 하지만 기차가 많이 서질 않는다.

암튼 0시 5분 기차를 타러 역으로 향했다.



플랫폼에서...

보다시피 사람이 거의 없었다.

좀 있다가 기차가 도착했고, 목포로 향했다.

옆 좌석에 이쁜 여자가 탔었지만, 밤을 새야된다는 부담감으로 잠을 청했고, 목포역에 다 가서 일어났다.ㅜㅜ

도착하니까 3시 10분..

 


처음 가보는 목포역.

내려서 대기실로 나서자 여기저기서 "완도 안가요?", "장거리 가시는분" 등등의 말들이 들렸고, 모두들 바삐 걸음을 옮겼다. 왠지 조금은 무섭게 느껴졌다..ㅡㅡ;;

대합실 의자에 앉아있다가 잠을 청했지만 너무 불편했고, 역 주변을 둘러봤지만 비디오방, 피시방밖에 없었고, 사람이 없었다..

결국 주변을 구경하다가, 주변 만화방에 들어가서 만화책으로 밤을 지새웠다.




날이 새고나서, 목포항까지 걸어가는길..

인터넷으로 찾아볼 때 버스로 10분 정도 걸린다고 했지만 시간의 여유도 있고해서 걸었다.




항구에 도착해서 본 바다.

아침이라 그런지 몰라도 가슴속이 시원해졌다.

구름한점 없고, 평온해 보이는 항구.
 


여러 사람들한테 묻고 물어서 간신히 찾아간 여객터미널..

이곳에서 제주로 향하는 배를 탄다고 한다.

도착했을 때 한산했는데, 갑자기 들이닥치는 초등학생들, 중,고등학생들, 대학생들로 터미널 안이 시끌벅쩍..^^

표를 사고, 배에 올랐다.

예전에 서해안 섬으로 갔을 때 탔던 배하고는 크기 자체가 틀렸다.

음식점에 목욕탕에 오락실까지...ㅡㅡ;;

정각 9시가 되자 출발했다.
 


떠나는 배에서 본 여객터미널..
 


배를 타고 가는도중 우리옆을 지나가던 배.

뒤에 달린게 신기해서 찍었는데 찍고보니 경찰 방재선.

저 둘둘 말린 것은 물을 뿌리는 호스인듯 보이는데..

배에 탄 경찰들이 손을 흔들어줬다 ^^
 


배 타고 가는 도중에 보이던 섬.

섬의 모양이 꼭 누워있는 도깨비를 닮아서 찍었다. 배가 불룩 나온 도깨비.

나만 그렇게 보이는건가? ㅡㅡ
 


파란 하늘과, 파란 하늘과, 우리가 지나온 궤적을 보여주는 물보라...

가는 도중 갑판 벤치에 앉아서 음악을 들으면서 바다를 봤다.

산란의 정도가 달라서인지는 몰라도, 시간이 갈수록 변하는 바다색과, 불어오는 바람...

너무 좋아서 항에 도착할 때가지 그렇게 있었다.

이렇게 한참을 달려서, 4시간 40분만에 제주항에 닿았다.




제주항에 도착해서, 시외버스 터미널로 갔다.

근데 이곳은...+ㅁ+

96년에도 와본 곳이었다. 그때는 협재 해수욕장을 가느라 들렀던 곳인데..

전혀 변한게 없었다. 그래서 반가웠다. ^^

버스를 타고 제주민속촌에 내려서 바로 맞은편에 있는 해비치로 향했다.

그리고 학회일정에 참여..




이번 학회는 다른 학회들과는 다르게 아침을 주질 않았다.

결국 우리가 해먹어야 했다.

운좋게 천문연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방을 배정받았고, 학교 선배가 셋이나 끼어있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봉곤선배가 아침을 준비하고 있길래 찰칵.

결혼하시고 나서 형수님이 요새 힘들어서 많이 도와주신다는데,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일찍 일어나셔서 우리가 먹을 아침을 준비해 주셨다. 덕분에 맛있게 냠냠..^^




우리가 묵었던 숙소에서 바라본 제주바다.



학회기간동안 머물렀던 곳.

수영할만한 날씨는 아니었음..^^




진영이와 이유 교수님과 미지.

숙소 로비에서..

앞으로 학교에서 내 지도교수님이 되어주실분..
 



학회일정을 끝내고, 제주공항을 들러 비행기를 타고 청주로 향했다.

티켓팅을 하러 가서, 창쪽으로 좌석을 달라고 하니 비상석밖에 없다고 한다.그래도 달라고 해서 끊었다.

비행기를 타고, 이륙할 때 창밖으로 찍은 제주시내.

이 사진과 함께 두세 장을 찍고, 너무 피곤해서 잠들어 버렸다..ㅜㅜ

대략 이렇게 학회일정이 끝났다.

포스터를 붙이고, 학회를 들으러 간 거였지만 별로 남는게 없었다. 어려운 내용들이 많았고, 첨 듣는 내용들도 많았다. 게다가 영어로 발표하는 내용들..ㅡㅡ;;

결국 마지막날은 들을게 없다고, 박사님의 허락하에 공식적으로 놀러갈 수 있었다..ㅋㅋ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경험을 했다.

다른 학교 사람들과 많이 친해지지 않은 것은 좀 아쉽지만, 즐거운 기억으로 가득찬 여행이었다.

나중에도 기회가 되면 가고싶다. ^^


by BSang 2012. 3. 10. 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