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받지 못했던 동원훈련을 받았다.

덕분에 아침일찍 일어나서 군복 찾아입고 신성동에있는 예비군훈련장을 3일간 다녀왔다.

군과 관련된 일은 정말 싫어했고, 생각조차 하기 싫은 나였지만 3일간 가는 동원훈련이 생각보다 싫지는 않았다. 아니 잼있었다고 해야하나..

6.25때 쓰던 총을 받아서 그 총으로 사격도 해보고, 내가 했었던 화생방 조교 역할을 그곳에 있는 조교의 설명을 듣는것도 잼있었고, 다른 예비군들이 이등병을 데리고 노는걸 보면서 웃기도 하고, 새로 바뀌었다는 상호 존중의 태도(요즘은 병장이 이등병에게 ~하죠, 해요 등의 말을 쓴다고 한다. 그러면 이등병들도 ~요 라고 말한다고 한다)를 들으면서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하고, 어떻게 숨어야 현역들이 못 찾는지를 확실히 알게 된 기회이기도 했다..ㅎㅎ

마지막날에는 학교에 작년에 부임하신 교수님과 같이 훈련을 받았다. 학교에서 직접 접한 게 몇 번 되질 않아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눴다. 아마 군복을 입지 않았으면 하지도 못했을텐데.. 군복을 입으신 교수님은 나보다 더 어려 보였다..^^ 군복의 힘을 또 다른 식으로 느끼게 된 기회였음(보통 군복을 입으면 사람이 변한다고 한다. 아무데나 앉거나, 아무데나 침을 뱉거나, 지나가는 여자는 다 이뻐보인다거나 등등..)

일찍 일어나느라 힘들고, 나오는 여비가 딱 점심값이라 남는건 없었지만 모처럼 다른 생활을 해서 그런지 재미있는 3일이었다.

이제 다시 일상 속으로 들어가야지..

by BSang 2012. 3. 10.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