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강연회가 오늘 있었다.

저녁을 허겁지겁 먹고 자리에 앉아서 스님의 강연을 들었다.

한국 사람들은 복이 많아서 그런지, 정말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알지를 못한다며, 그걸 알려주는게 스님이 하시는 일이라는 말씀으로 시작하셨다.

여러가지 얘기들.... 결국은 마음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로 귀결되었던 것 같다.

얘길 하시고 여러가지 질문을 받으시면서 대답을 하셨다.

그 중 기억나는 것이라면,

어떤 여학생이 질문했다. "전 예전부터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무슨 이유로 사는건지 의미를 모르겠다.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때문에 사는건지 알 수 있나요?"

이 질문에 스님은 예시를 드셨다.

옛날 어느 선사에게 제자가 여쭈었다. "천국과 지옥이 있습니까?"

"천국과 지옥은 있습니다." "그럼 어떤 모습입니까?"

지옥을 보면 아주 넓은 식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있고, 식탁 위에는 진귀한 음식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다들 이 음식을 먹고 싶어하지만 팔이 굽혀지지 않아서 먹지 못합니다."

"그럼 천국은 어떤 모습입니까?"

"천국 역시 아주 넓은 식탁에 사람들이 앉아있고, 식탁 위에는 진귀한 음식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 곳의 사람들은 식탁위의 음식을 먹고 즐거워합니다. 자신은 팔이 굽혀지지 않아서 음식을 먹을수 없지만 맞은편에 앉은 사람에게 먹여주기 때문입니다"

나만, 나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있고, 여러가지 사건들이 일어나고, 자살하고, 이혼하고, 괴로워하는 일들이 생긴다고 하셨다.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사람들은 그런 문제들이 없다는 말씀도 함께..

이 얘길 들으면서 사람 人 자를 생각했다. 이 글자가 만들어 진 것이 사람은 서로를 기댐으로서 사람으로 살 수 있다는 얘길 언젠가 들었었는데, 그 생각이 났다. 어쨌든 왜 사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한가지 대답을 얻은 셈이다.

또다른 질문으로는, 오늘 강연회의 주제였는데, "부처님께서는 무얼 하고 계신가?" 라는 질문을 누군가가 던졌다.

바로 스님이 물으셨다. "지금 물어보시는 분은 무얼 하고 계십니까"

"스님께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먼데서 부처님을 찾지 마세요"

그 외에 윤회에 대한 예시를 드는 얘기들, 배부른 자, 가진자의 머리를 채워야 세상이 편안해진다는 얘기들, 그 외 스님 본인의 출가동기 등등 여러가지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역시 귀결되는 얘기는 "내가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라는 것과 마음공부를 하여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라는 것, 볼때 보고 들을때 듣는, 어린아이와 같이 사는것 등이다.

90년도 쯤에 숭산스님의 법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중학생이라 자세한 얘기는 몰랐지만 사람들이 육식을 하면서 그 혼들이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본성이 남아있어 여러가지 문제들이 생겨난다는 얘기 하나만 기억이 난다. 그분의 제자이면서,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라는 책의 저자인 스님..

어렵기만 한 내용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다녀왔는데 정말 그러했다.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어쨌든 모처럼 좋은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 잊지 말아야지..

by BSang 2012. 3. 10.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