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마리모

있지,마리모!

있지,마리모

왜 그런거야?

널 처음 봤을 땐

그렇게 작았었는데

그렇게 작았었는데

만지면 부서질 것처럼!

울보 여동생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도 한참 아래였는데

응석쟁이였는데

나보다 늦게 태어났는데

어째서

어째서 나 보다도

나 보다 빨리 나이가 드는 거니?

또,어째서

어째서 심술을 부리는 거니?

옷은 왜 찢어버리는 거니?

구두는 왜 숨기는 거니?

왜 먼저 가버리는 거니?

뭘 그리 서두르는 거니?

왜 나 보다 먼저 엄마가 되니?

난 아직도 어린아이야

아무것도 몰라

아무것도 몰라

아무것도 몰라

너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데

어째서 나 보다

먼저 할머니가 되는 거니?

어째서 나 보다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개를 길렀던 걸까

기르고 싶다고 했던 걸까

어째서

이다지도 이다지도

큰 슬픔을 겪을 거면서!

마리모, 너무 해!

마리모, 정말 미워!

개를

개를

개를 기르는 게 아니었어



있지

있지,미카 짱

너무 슬퍼하지 마

정말 행복했었으니까

미카짱은 언제까지나

항상

항상 내 언니인 걸

믿음직한 언니인 걸

맨날 응석 부려서 미안

장난만 쳐서 미안

빨간 구두 숨긴 것도 미안

하지만 내 보물이었는 걸!

매일 산책해 줘서 기뻤어

내가 엄마가 됐을 때

진심으로 기뻐해 줬었지

너무 기뻐도 울더구나

멋진 애들 이름도 지어줬었지

웃는 미카짱이 너무 좋았어

여러가지 꽃 이름도 가르쳐 줬었고

바다에도 데려가 줬었지

너무 좋아 뛰놀다 미아가 될 뻔도 했어

벌들도 쫓아 줬었지

미카짱 멋있었어!

산지 얼마 안됐는데 미안

다 남아버렸네

또 가보고 싶었는데

한번 더 바다가 보고싶었는데

바다는 미카짱이랑 같은 냄새가 나

있지,미카짱

난 미카짱이랑

얘기는 할 수 없지만

만약 할 수 있다면 이 말을 하고싶어

있지..

있지..

있지..

있지..

있지..

있지..

있지..

있지..

왠지 쑥스러운 걸?

있지, 미카짱!

사랑해 줘서 고마워



있지,마리모..

나..

또 개를 기르고 싶어

잔잔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영화.

진지하게 집중해서 보는 영화는 아니지만 이렇게 울림을 주는 영화도 좋다.

by BSang 2012. 3. 10. 1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