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교수님이 연구소로 내려오신다. 3일동안..

자경선배와의 일 때문에...

성환씨가 나를 생각하는 마음때문에, 그 얘기가 문박사님께 들어갔고,

문박사님이 개별적으로 불러서 얘길 꺼내셨다.

성환씨의 얘기가 객관적으로 봤을 때 맞고 나도 동의하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야하는만큼

선뜻 선택을 할 수 없었다.

광수와 선배, 내가 그 후에 모여서 얘길했다.

선배는 툴이 바뀌면 자신의 역할은 줄어드는 것이며 도움을 바라지 말라는 말을 했다.

광수는 어떤것이든상관없다고하고..결국 나 혼자서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 발생..

목요일에 갑자기 얘기가 나와서 금요일 아침까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그것도 여러 사람이 아닌 내가..

다음날 발표가 있어서 그걸 준비해야했지만 도저히 손에 잡히질 않아서 준비도 하지 못했다.

결국 도저히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말씀드렸고, 교수님께 메일을 드렸다.

결정을 할 수 없다고, 교수님이 결정하시면 어떤 방향이든 따르겠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아셨는지 문박사님과 통화를 하셨고, 내일 내려오신다고 답장을 보내주셨다.

그 후론 선배는 나와는 얘길 하려하지도 않고 눈도 마주치질 않는다.

내가 그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건 사실이지만 내가 먼저 나서서 박사님께 얘길 꺼낸것도 아니고..

사실 그 동안 선배가 도와준것 보다는, 성환씨와 같이 한 것이 90퍼센트 이상이다.

도와준다고 말만하면서 진작 도와준건 없다.

그에비해 성환씨는 내가 물어보는 것에 대해 본인이 도와줄 수 있는만큼 도와줬다. 성환씨 덕분에 연구원이 좋은 환경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었다.

툴이 바뀌지 않더라도, 한번 틀어진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바뀌게 된다면 성환씨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프로그램을 만들겠지만,

바뀌지 않는다면 내가 죽어라 공부해서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겠지.

설사 나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선배의 도움은 전혀 기대하질 않으니까..

본인이 처음 배울 때 도움이 없어서 힘들었던 상황은 전혀 기억을 못하는 사람이니까,

오로지 자신은 스스로 해냈는데 왜 넌 못하냐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지난주 금요일은 같은방을 쓴다는 게 너무 힘들어서, 퇴근시간이 되자마자 서둘러 연구소를 나왔다.

내일부터 수요일까지 교수님이 내려와 계시면서 조율을 해 주실거라 한다.

어떤 식으로 결정이 되든 교수님의 의견을 따를 예정이다.

갑자기 찾아온 선택의 기로에서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가장 큰 이유는 내 능력이 부족하니까.. 그래서 이렇게 되어버린건지도..

박사과정을 들어온 이후 가장 큰 위기상황...

다시 내일이면 출근이다. 다시 얼굴을 마주쳐야할텐데, 군대시절 첫휴가를 나와서 부대에 복귀하는 그 기분..

그래도 피하면 안되겠지..좀더 강해져야지..

by BSang 2012. 3. 11.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