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근에 다시 소식을 듣게 된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군대시절에, 또 한 사람은 고교시절에 알게 된 사람.
전자는 내가 찾은 경우이고, 후자는 그 친구가 날 찾은 경우이다.
시간이라는 것이 원래 그런건지,
기억도 하기 싫었던 고교시절과 군 시절..
그 시절의 기억들에 대해서 항상 도망치기만 했었는데,
지금은 그나마 바라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렇게 기억하기조차 싫었던 시절이었지만 지금의 나에게 있어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시간들..
군 시절에 만났던 그는,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하사관으로 입대한 사람이었다.
어려운 집안형편과, 별로 좋지 않은 가정환경들..
순진하고, 마음이 여렸던 그에게 군 생활은 너무나 힘들었음에 틀림없다.
누구에게나 군생활은 힘든 것이었지만, 그때의 그와 나의 관계는
간부와 병 이라는 계급차와,
나 자신도 하루하루 버티기가 버거웠던 탓에 그를 이해하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는 나보다 두 살 어렸지만 그와 나는 스스럼없이 지냈다.
그러다가 제대를 했고, 그 다음해 대전에서 만났다.
그리고나선 소식을 듣지 못했다.
다만 그는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진학을 해서 그림을 그리고 있을꺼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그의 연락처를 찾아서 얘기할 기회가 생겼다.
내 생각과는 다르게, 공항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블로그를 봤더니, 우리가 군에서 했던 일과 그리 다르지 않아보였다.
여전히 방독면과 보호복을 입고 있는 그의 사진..ㅡㅡ;;
...........
....
고교 시절에 만났던 그는,
정말 공부를 잘하고, 눈이 초롱초롱한 친구였다.
고3 시절, 같은 반이긴 했지만 아주 친한 친구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친구와 친해졌던 건 수능을 보고 난 이후였다.
잘 볼거라고 기대했던 수능성적은 너무나 형편없었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너무 늦었던 시점이었지만, 본고사가 있어서 그거에 올인해야 할 상황..
그 때 도움을 줬던 사람이 그 친구였다.
나 뿐만 아니라 나 외의 다른 사람들도 역시 그 친구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것 같다.
수능을 잘 본 녀석들이 소설책이나 기타 공부와는 상관없는 일들을 하던 시점이었지만
그 친구는 우리가 물어보는 것에 대해서 한번도 귀찮은 내색없이 친절하게 가르쳐줬었고,
공부를 못하는 우리를 위해 공부를 가르쳐주고, 문제를 내고 채점을 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 친구 덕에 지금의 과를 선택하고,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같은 대학을 진학했기 때문에 아주 가끔 학교안에서 보긴 했지만,
그나마 군대를 다녀온 후엔 볼 수 없었다.
작년에 식당에서 잠깐 봤을 때 연락처를 못 받은것을 아쉬워하다가,
다시 연락이 닿았다.
현재는 우리나라 연구소 중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ETRI에 있다고 한다.
두 사람 다 각각 그 시절을 같이했던 많은 사람들 중,
유일하게 연락이 닿게 된 사람들이다.
그때 그 시절에는 너무나 힘들고 익숙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 당시의 일들을 추억으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제한번 만나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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