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명스님을 뵙고,

논산으로 출발해서 관촉사에서 화봉스님을 뵈었다.


전날 전화를 드렸을 때

목소리가 많이 쉬어 있어서 좀 걱정을 했었는데

직접 뵈니 그러지는 않으셨다.


보살님들과 회의를 하시는 중이라고 하셔서

회의가 끝날 때까지 양희누나와 밖에서 기다렸다.


다 끝나고 나오셔서 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스님을 따라 처소에 들어가서 차를 마시며 얘길 나눴다.


스님을 마지막으로 뵈었던 때가 5-6년 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방곡사에서 뵈었던 것이 마지막..

이곳 포스트박스에 글을 올리시던 분을 통해서 스님의 얘기를 듣기도 했었다.


작년인가 올해 초였던가

방곡사에서 스님이 마곡사에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사람들의 블로그에서 스님의 모습을 뵐 수 있었다.

미국 가기 직전에 영명스님을 통해서 관촉사 주지스님으로 가셨다는 것도 알게 되었구..


스님 역시 예전의 모습 그대로이셨음..

스님과 얘길 나누면서 여러 얘기들을 주고 받았다.

누나는 예전부터 스님과 연락을 자주 주고 받아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처음에는 스님과 내가 자주 얘길 나눴고, 나중에는 평소처럼 누나와 스님의 얘길 들었다.


스님께 어떻게 지내는지 등을 말씀드렸고, 가지고 간 논문을 드렸다.

영어로 써 있어서 무슨 도움이 되냐고 하셨지만, 받아주셔서 감사할뿐..


마곡사나 관촉사 모두 유명한 곳이어서 괜찮은 상태인줄 알았으나

여러가지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서 몇년전부터 해결해나가고 계시는 중이라고 하심..

스님이 소임을 사시니 금방 좋아지겠지..


스님과 같이 지내면서 있었던 일들과 기억은 너무도 많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스님이 신탄진에서 주지 스님을 하실 때의 기억들..

항상 늦게 일어나서

아침에 다과할 때 은정이누나와 셋이서 같이 차를 마시면서 얘기하던 기억..

그리고 해탈이라고 불리던 삽살개,

스님의 권유로 검도학원을 다녔던 기억...

스님이 계실 때 군대를 갔었고, 군대에서 철이 들어서 스님께 편지를 썼던 기억도..

나중에 휴가를 나왔을 때는 계시지 않아서 좀 섭섭했었는데..


내가 대전에 왔을 때

부산에서 스님과 같이 올라왔었고,

전학해서 입학할 때 각서 같은 걸 쓰셨고,

내 빨래에 밥까지 해 주셨던 스님..

그때는 내가 장난감 사는 걸 무척 싫어하셨는데..ㅎ


양희누나 말로는 스님이 나를 대하실 때 어린 애 걱정하는 것처럼 대하셨다고 한다.

아마도 처음에 왔을때 돌보아주셨던 기억들이 있으셔서 그러신지도..


영명스님이나 화봉스님께 지금의 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내 자신에 대해서 뿌듯했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주신 것에 대해서 다시한번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구..

스님들도 나에 대해서 최소한 부끄러워 하시지는 않을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군대가서 처음으로 느꼈던,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기회였고,

좋은 사람들이 내 주변에 많다는 것에 대해서 너무나 감사할 뿐이다.


다시 스님과 연락이 되고 찾아뵐 수 있어서 너무나 기쁘고,

이 인연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by BSang 2012. 3. 11.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