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에 홍승수 교수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식을 듣고서 빈소에 올라갈 사람을 정하고, 차편을 이용하여 다녀왔었다.

올라가는 중에 차에 문제가 생겨서 고치고 빈소에 도착하니 자정이 넘은 12시 반 경...상주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거기서 앉아있다가 다른곳에서 온 분들을 보고 새벽 두 시 경에 내려왔고, 집에 도착하니 아침 5시 30분..

정신없이 다녀왔었다.

 

같은 부서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 다녀온 듯 싶다. 다른 원에서는 누가 왔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교수님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으니까 그랬을 것 같다.

여기에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었고, 또 강의를 하시던 모습을 찍어놓은 영상물을 보기도 했구..

이곳에서는 교수님 이라는 명칭보다는 원장님 이라는 명칭이 더 익숙한듯..

 

나와 교수님 간에는 특별히 마주치거나 할 일이 거의 없었다.

내가 처음으로 기억하는 건, 윤홍식 교수님과 이상각 교수님의 정년퇴임식에서 말씀을 하실 때 목소리가 상당히 좋으신 분이라는 것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천문연에 오셔서 계시는 걸 봤던 기억..

그리고 이곳으로 입사하게 될 때 면접관으로 오셔서 질문하셨던 것과,

아시아태평양 천문올림피아드 준비와 관련하여 회의를 할 때 뵈었고, 잠시 얘길 한 것이 전부..

그리고 출판사에서 교수님의 자료를 모으는 것을 챙겨달라고 하셔서

긁어모아서 출판사로 보내면서 한두 번 메일을 주고 받은 것이 전부..

 

다만 내가 아는 건, 이곳에 와서 남아있는 글들을 통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셨는지에 관한 내용들과,

천문학계에서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만한 거목이시라는 것..

학과 초기에 살인적인 강의를 하면서 사람들을 키워냈다는 것은 다른 교수님의 회고록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아직도 교수님이 번역하신 책들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는데...이제는 영영 뵐 수가 없게 되었다.

대학원을 다닐 때 돌아가셨던 김정흠, 조경철 박사님 이후로 학계에서는 커다란 거목을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

 

가끔 이곳을 좀 더 일찍 내려왔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랬으면 교수님과 어떤식으로든 부딪히면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아픔없는 곳에서 평안히 영면하셨으면..

by BSang 2019. 4. 22. 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