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직장생활을 IT분야의 시스템관리자로 보내서 인지 저에게 자연스럽게 몸에 밴 습관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어떤 사고가 발생했을때 사고의 원인을 따지기 보다는 결론을 먼저 생각하고 신속하게 최선의 마무리를 짓기위한 모드로 생각이 바뀐다는 것입니다.

현역 엔지니어시절 그리고 관리자시절 수많은 시스템장애와 사고들을 겪었습니다.
대부분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 장애발생으로 운영이 중단된다든가 프로그램 에러가 발생하여 예상치못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상황은 매우 긴급하게 돌아가고 경우에 따라서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기도 합니다.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 별 관심이 없던 타부서장이나 회사의 임원들도 장애가 발생하게 되면 한꺼번에 들이닦쳐 눈에 불을켜고 운영부서를 비난하는 상황이기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냉정을 찾고 수순대로 원상복구를 하는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의 성격에따라 달라지지만 일부 직원들은 얼굴이 창백해지고 어쩔줄을 몰라 허둥대다가 시간만 소모하는 경우도 적잖게 보았습니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저의 경우 가능한 일을 단순하게 정리하고 어떻게 하면 현상황에서 최선의 마무리를 지을수 있는지를 생각하였습니다.

최악의 경우 어느선까지 데이타를 복구할수 있는가 ?
원상태로 복구하는데 최악의 경우 얼마의 시간이 걸릴수 있는가 ?
데이타가 유실된다면 현업에서 가지고 있는 자료를 동원하여 어느정도까지 복구할수 있는가?
신속하게 시스템복구가 되지 않으면 우회하여 일을 진행할수 있는 방법은 어떤것이 있는가?
벤더 또는 제품공급업체의 엔지니어들은 대기중인가 ?
등등...

최선의 결과가 아닌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하여 최선의 수습방안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타부서장들과 임원들에게 브리핑을 하였습니다.

사고가 터지면 그 원인을 따지느라 시간을 소모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최선의 마무리를 지을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였기 때문인지 부서장 시절 사고를 친 부서직원들에게 책임을 물어 심하게 문책을 한 기억이 없는것 같습니다.

간혹 부서직원들의 잘못을 일일이 들춰내며 상사와 같이 담당자를 비난하는 중간간부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때로는 관련자에게 분명한 책임을 물어 다시는 그런일이 반복되지 않게 각성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굳이 제가 그런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던 것은 그런 장애가 발생되면 가장 공포에 휩싸이는 것이 바로 담당자 입니다.
그런 담당자를 다시 불러 잘못에 대해 추궁을 하는것은 그 직원의 적극적인 직장생활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고가 터지면 순간적으로 생각이 수습모드로 전환되는 것은 회사생활 밖에서도 그대로 습관이 되어 나타납니다.
이미 일이 발생했거나 어차피 피해갈수 없는 상황이라면 왜 그지경까지 왔는지에 대해 에너지를 소모하며 논쟁하는 것을 가능한 피하고 어떻게 하면 현 상황에서 최선의 마무리를 지을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회사업무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몸에 베인 습관이 아직까지는 실생활을 하는데 있어 그다지 나쁘게 작용된적은 없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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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적어놓으신 글..

경륜이 느껴지는 글..

이런 분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정말 좋을듯..

나도 이렇게 될 수 있으려나...

by BSang 2012. 3. 1. 1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