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사랑하는 두 사람의 결합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결혼한 후에는 행복이 넘치는 삶이 당연히 펼쳐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살아보니 부딪히는 일, 불편한 일이 잦게 된다. 갈등이 싹트고 자라기 시작한다. 이윽고 회의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변했나? 어떻게 사람이 달라질 수 있을까? 그이가 아직도 나를 사랑하는 것인가? 그리고는 항변하기 시작한다. 당신은 왜....? 거친 말이 오가다 보면 잘못된 길을 온 것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유혹에 시달린다. 이런 파국의 위협을 푸는 열쇠는 매우 간단하다. 되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갈등이 행복에 이르는 자연스런 과정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결혼 전 사람들은 혼자 사는데 익숙해 있다. 대개 방을 혼자 쓴다. 그 방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소리높여 들어도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다. 아무리 늦더라도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잠자리에 들면 되고, 공휴일에 창밖에 해가 높이 솟아오를 때까지 일어나지 않고 자더라도 잔소리 받을 일이 없다. 아직 쓰지 않은 그릇이 남아있다면 식사 후 설거지를 며칠 쌓아 둔들 누가 뭐라 하랴. 또 주말에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시간 계획을 세울 것이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돈을 쓰면 된다. 속박이 없다. 자유다. 그러나... 오늘 낮에 직장에서 겪었던 답답했던 일, 종종 생기는 기쁜 사연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 그리고 나는 나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것은 또 하나의 속박이다.


결혼함으로써 사람들은 자신을 벗어나지 못하는 속박에서 벗어나길 시도한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복속시키는 약속이다. 결혼한 사람들은 더 이상 방을 혼자 쓸 수 없다. 자고 깨는 것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사랑하는 이에게 맞춰야 한다. 욕실 사용하는 방식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맞춰야 한다. 샤워하느라고 안경을 벗었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머리카락을, 이제는 불편하더라도 안경을 찾아 쓰고 확인하고 깨끗이 주워 담아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맞추기 위한 속박이 늘어간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맞추지 못한다는 불만도 늘어간다. 갈등이다.


갈등은 우리가 다듬어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갈등은 우리가 훈련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혼 생활에서 겪게 되는 갈등은 우리가 자신을 낮추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복종하는 훈련이다. 훈련은 힘들고 때로는 가혹하다. 그러나 훈련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기쁘게 받는 사람은 매우 값지다. 그리고 훈련 기간이 단축된다. 훈련을 거부하고 원망하는 사람은 그냥 그대로이거나 퇴보한다. 그리고 훈련 기간은 연장된다.


결혼 후 갈등이라는 훈련을 성공적으로 이수한 부부는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으로 강하게 속박되어 있음을 안다. 그들이 실제로 느끼는 것은 속박이 아니라 자유다. 그들은 더 이상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속박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에게 구속된 것이 자신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안다. 그들은 이전에 홀로 있을 때가 얼마나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상태였는지를 안다. 그리고 이제는 서로가 서로의 부족함을 얼마나 멋지게 채우고 있는지를 깨닫는다. 그리고 자기의 주인은 자기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임을 안다.

교수님이 쓰신 '갈등의 이유' 라는 글에서 발췌한 글..이것도 불펌이려나..^^;;

언젠가 교수님과 같이 서울에 올라오면서 여러가지 얘기를 해 주신적이 있었다. 결혼과 남녀간의 사이에 관련된 얘기들..시간이 날 때 제자들에게 가끔씩 얘기하신다는 말씀과 함께..

그 때 하신 말씀 중 교수님 자신은 교회를 다니면서 가족의 평안과 안식을 얻는다는 말씀을 하셨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것들을 지켜나가는지 궁금하다는 말씀도 하셨구. 위에 적은 글도, 교수님이 겪으면서 느꼈던 생각을 적은 글인듯..

교수님과 같이 얘길하면 내가 아직도 많이 미숙하다는 사실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나를 아무런 선입관없이 대해주신다는 것에 감사한다.

담주에는 교수님께 점심이라도 한끼 사드려야지..^^

by BSang 2012. 3. 1. 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