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작년에 새로 부임하신 교수님의 전체메일을 받았다.
교수님들끼리 얘기하시면서 학생들에게 느낀 점들 등을 적은 글이었는데, 그거 관련해서 며칠날 모이라는 글이었다.
상당히 불쾌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불만이 있으시면 직접 하실 것이지, 새로 부임하신 교수님이 그런 말을 하도록 만드는건지 하는 생각도
들었고, 학생들을 잘 챙겨주면서 그런 말을 한다면 스스럼없이 따르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면서 고압적으로 행세하려 드는지도 불만이었고, 열심히 하면
한가해서 그런가보다 라고 폄하하면서 공부는 안한다고 뭐라 하시는 형태도 그랬고, 과연 학생들이 왜 천문연으로 가게 됐는지를 알긴 아는건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별의별 생각들이 머리에 꽉 차 있었다.
모이라는 날에 들어가서, 조금만 건드리면 터질 거 같은 느낌으로 들어갔다.
두 분의 교수님과, 생활개선방안에 관한 프린트물... 여전히 내게는 억압으로 들렸고, 굳은 얼굴은 풀어지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두 분의
교수님에 대한 불만은 없어졌지만, 그런 말을 그런식으로 전달하게 해야하는 다른 교수님들에 대해선 솔직히 불만투성이이다. 연구소 나가느라 비워진
자리가 늘어나고, 그로 인해서 연구실이 비게 되는것이 과연 학생들의 잘못인지, 그렇게 만들어가신 교수님들의 책임인지, 나와 채교수님이 학교에서
아침을 먹고, 여러가지를 지도해 주시며 모범을 보이는 모습들이 왜 다른 학생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건지..
첫날에 접해야했던 그 글에 대한 당혹감이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적어도 내게는 다른 교수님들에 대한 불신은 더 깊어졌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뭔가 억압되었다는 느낌도.. 한편으로는 어쨌든 학생들을 위해서 그런 규칙들을 정한 거니까 따르자는 생각도 들고...그렇게 규제한다면
규정에 들어가 있지 않은 방법으로 빠져나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들도 들고..복잡하다.
어쨌든 다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따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얼굴을 붉힐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상황도 현재까지는 없는 듯
하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사는게 어려워진다는 느낌이 무지하게 드는 날이었다.
어쨌든 이렇게 된 걸 연구소 박사님께도 얘길 드려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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