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은 조금씩 내가 연구원에서 떠나게 될 날을 가끔씩 생각한다.
아주 진지하게 생각하는건 아니고, 그냥 그때 이곳을 떠날 것이라는 생각만..
그 전에 뭔가를 해야 할텐데, 할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내가 과연 태양우주환경그룹 이라는 곳에서 어느정도 기여를 하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8월까지 계약이라는 것에 묶여서 어쨌든 나가고 있긴 한데..
2003년 말부터 연구원에 나오기 시작했으니, 햇수로는 6년째가 된다.
원래는 잠시 연구원에 있으려고 했던 것이, 벌써 그렇게 되어버렸다.
그런 식으로 들어왔던 사람들과 만나면서
어떤 사람은 정직원이 되었고,
어떤 사람은 박사과정에 재학하여 벌써 수료를 한 상태이고,
어떤 사람은 결혼을 했고,
어떤 사람은 자리를 옮겨서 학교로 가기도 했다.
변하지 않는건 없다지만, 연구원의 분위기도 바뀌어가고,
언제까지나 내가 연구원에 머물 수도 없다 라고 생각한다.
자리를 옮기고서, 지금 생각으로는 1년을 있을 생각이지만,
올라가서 어떻게 바뀔 지는 나도 알수 없다.
1년후에는 연구원으로 다시 돌아오게 될런지도 확신할수 없구..
학교에서 교수님은 자리를 빼라고 하시고,
지도교수님과의 과제는 8월로 마무리가 되기 때문에 하는 일은 그때까지 마쳐야하고,
연구원을 그만두기 전까지 박사님들은 논문을 하나 쓰길 바라시고 계시고,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뒤섞여있다. 오히려 그렇지 않다는게 더 이상한 건지도 모르지.
2.
1월에 빅베어를 다녀온 후, 다시 맘을 잡고 내가 해야하는 과제에 매달려 있다.
중간에 학회도 있었고, 여러가지 휴일도 있고해서 쉬기도 했지만, 다시 과제에 매달려서 하는 중이다.
과제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최성환 선생님의 역할이 컸다.
처음으로 해보는 기기와 관련된 과제에서, 내 일이 본인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나에게 하나하나 다 알려주고, 같이 옆에 붙어서 작업을 했고,
그럼으로써 그나마 이 정도로 수행 할 수 있었다.
아직 서툴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어떤 아이디어를 주면,
그 아이디어를 어느정도는 구현할 수 있을정도는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이 있었기에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이곳에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으니까..
서울대에 있었다면, 지도교수님이 계시긴 했겠지만 이렇게까지 해 나갈순 없었을 것이다.
그에 반해, 직접적으로 과제와 관련되어 같이 일해야 하는 모 선배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보고까지 하라고 해 놓고선,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나 역시 싹싹하게 굴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붙어서 하려는 자세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이 선배는 전혀 도와줄 생각이 없는 것 같이 느껴진다.
처음에 몇번 이런저런 문제로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로 인해서 물으러 갔었지만,
항상 돌아오는 대답은 그정도도 해결하지 못하냐, 그거는 책을 보면 된다 같은 소리들..
그렇게 몇번을 경험하고나선 어떤 도움을 받는다는 것 자체를 아예 배제해 버렸다.
그러면서 본인은 그렇게 배우거나 그런적이 없다는 얘기만 항상..
결국 그렇게 어려움을 겼던 문제는 두달동안 나 혼자 끙끙대다가,
어떤 방법의 실마리를 찾았고, 그것의 완성엔 최성환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최종적으로 해결..
같이 진행해나가면서 알아야 될 일들을 나만 제외하고 다른 사람에게만 얘기하는 태도 역시 맘에 들지 않는다.
본인이 그렇게 배우면서 어려움을 느꼈다면, 그 뒤에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어려움을 느껴서 찾아왔다면,
본인이 그랬던 것을 생각해서라도 잘 챙겨주고, 잘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내 경우에는 최대한 내가 어려웠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 자세히 알려주려고 노력한다.
뭐 이건 내 생각뿐인건지도 모르지만..
과제에 속해서 총괄하면서 도와줘야 할 사람은 내가 하는 어떤 것들에 대해서 아무말도 없고, 도와줄 의사도 없는것 같고,
과제에 속하지 않았지만, 내가 도움을 청하면 자신의 일처럼 챙겨주면서 도움을 주는 사람..
그렇게 다른 타입의 두 사람이 내 옆에 있다.
하지만 나중에라도 같이 일을 하게 될 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고 싶지만,
다른 한 사람은 절대로, 다시는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
그나마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것도 어느정도 내가 해 나갈 능력이 생겨서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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