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후 소감문 적어내라는 협박에 적은
글..ㅜㅜ
자원봉사를 다녀온 지 벌써 3일 정도가 지난 것 같네요.. 생각나는 대로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처음 생각할 때는 단지 내가 아는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돌아오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했던 것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죠. 나중에
다시 메일을 받았을 때는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6명이란 아이들을 맡아서
2박 3일을 보낸다는 말을 들으니까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을 잘 이끌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낼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 이제까지 아이들을 맡아서 생활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결국 캠프가 시작하는 날은 왔고 아침 일찍 중구청 으로 갔습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여야할지
난감해 하면서도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죠.
목적지에 도착해서부터 제가 맡은 역할이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맡은 모듬 아이들을 이끌고, 챙기고
무엇인가를 하면 옆에서 지켜보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어주는.... 말은 이렇게 하는데도 실제로 이렇게 잘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맡은 모듬의 아이들은 너무 말이 없었습니다. 다들 조~~용.. 어색함을 벗어나려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다보니까
조금씩 친해지더군요.. 서서히 아이들을
파악을 해 나갔구요.. 사람 이름 외우는 것을 못해서 간신히 외웠고 조 구호로 수화를 하는
것은 끝끝내 캠프가 끝날 때까지 제대로 외우질 못했죠..
역시 아이들과 수준을 맞추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쌍둥이끼리도 세대차를 느낀다는데 아이들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은 나이를 가진 저로서는 눈높이를 맞춘
다는 것이 쉽지가 않더군요. 아이들이 무심코 내뱉는 말투, 노는 모습들,
생각하는 것들.. 모두다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녔을 때 저러했었나 하고 생각들.. 첫 느낌은 너무나 조숙하다는
거였죠..
첫날의 일과를 다 마치고 잘 때 즈음이 되었을 때는 완전히 지쳐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말을 그렇게
많이 한 적이 없었고 그래서 그랬는지 더워서 그랬는지 머리도 아팠구요. 다른 선생님들과 같이 쓰러지다시피 해서 잤습니다.
둘째날, 짜여진 일정대로 진행되었고 저녁에 잠시 저에게 아이들을 이끌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쉽게
설명을 하려고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었고 꽤 많이 준비를 해
왔는데 막상 말하려니까 말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많이 미숙했죠.. 아이들이 아는 것이 오히려 저보다 더 많다는 생각이...ㅡㅡ;;
결국 짧게 얘길 하다 말았고 그것이 2박3일의 일정중에서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마지막날, 모든 것을 정리하고 출발했고 도착해서 아이들을 다 돌려보낼때까지, 오면서 아이들과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들을 보았다는 선생님들이 많았지만 저에겐 캠프중에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영악하다고까지 생각했죠. 그걸 느낀 건 돌아오
는 버스 안에서 한 아이와 얘기를 할 때였습니다. 이런저런 얘길 하면서
부모님을 걱정하는 모습, 반에서 따돌림을 받는 아이들을 챙기는 모습 등을 발견했습니다. 그런 모습들이 제게는 감동으로 다가왔고 제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해 주었죠.. 역시... 아이들은 순수하더군요..^^
선생님들과 헤어지고 집에 들어오니까 긴장이 풀리면서 그냥
쓰러져서 다음날 늦게까지 잤습니다.
캠프를 같이 해 나가면서 낯선 환경들 때문에 혼란스러웠지만 곧 괜찮아졌습니다. 언제나 배우는 학생의
입장에서 선생님으로서의 역할과 행동, 그에 따른 책임감, 숲에 대해 모르는 불안감 등등..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하려고 했던 것이 목적이라지만 저 역시도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어느새인가 닫혀버린 생각을 하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 것과 다른 사람을 생각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면들을 발견하게 된 점,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들...
아이들과 같이 머물면서 해 본처음의 자원봉사였고 자신에 대해 여러 가지 부족한 점들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재밌는 시간이기도 했구요.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그 때는 지금보다 더 여유를 가지고서, 더 열린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박3일동안 같이 지내신 선생님들..모두 수고하셨습니다..
p.s 허접하지만 적어봤습니다.. 이해하시구요.. 사진나오면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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