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벼르다가 오늘 폐차를 했다.
아침에 학부생 넷을 태우고 출근하는데 지난주 날씨가 추워지면서부터 냉각수 계통의 문제가 확연히 드러났다.
원래 냉각수가 잘 돌지 않는다고 했는데, 조금 가다보면 온도 게이지가 끝까지 올라가서 가다, 쉬다가를 반복하며 차를 탔었다. 하지만 결국
일이 터졌다.
출근길에 신호등에 잠시 걸려서 대기하는데 차 본닛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비상등을 켜고 뒤에 기다리는 차들을 보내고, 한참 있다가 연구소를 들어갔다.
살때부터 트렁크가 열리지 않았던건 무시하더라도 여기저기서 끽끽 소리를 내고, 오른쪽 문짝 역시 끽끽거리면서 잘 닫히지 않고, 게다가 오늘
아침엔 시동도 걸리지 않고...
결국 예정대로 폐차를 하러 후배를 꼬셔서 둘이 궁동으로 향했다.
후배의 친구가 폐차장에서 일한다고, 그렇게 알아서 갔는데 견인해주고 말소등록을 해주고, 말소등록증과 얼마간의 돈을 받았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끝났음.
본래 6개월 타려고 했던건데 10개월을 넘게 탔으니까 충분히 역할은 다한 셈이다.
차에는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는 해도 그동안 타고 다녀서 그런지 섭섭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타려고 시간맞춰서 움직이지 않아도 되니까 홀가분하기도 하고,
움직이는데 아무래도 제약이 있으니까 아쉽기도 하고,
오랫만에 학교를 가로질러 궁동거리를 걸어보니까 잼있기도 하고....여러가지 기분이 든다.
조만간(언제가 될지는 모름) 차가 생기긴 하겠지만 이 차로 운전을 배우고, 택시 세대와 접촉하고,
서있다가 연기나고.... 이런저런 일들은 자꾸 생각이 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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